『파과』를 읽고
늙어가는 조각
파과는 문장을 곱씹기보다는 다음 사건이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된 소설이었다. 짧은 사건들이 이어지고 조각이 결국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생각보다 금방 읽었다.
읽는 동안 가장 많이 든 감정은 쓸쓸함과 허무함이었다. 사람을 죽이는 일이 일상이었던 강한 사람도 결국 세월을 피하지 못했다. 나이가 들면서 예전에는 없었을 것 같은 감정들이 생기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.
특히 마지막에 조각이 어린 인질을 지키는 쪽을 선택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. 젊은 시절의 조각이었다면 인질보다 타깃을 죽이는 데 집중하지 않았을까 싶다.
인질과 안면이 있어서 그랬는지, 세월이 조각을 바꾼 건지는 잘 모르겠다. 나는 후자에 조금 더 가깝게 느꼈다.
조각이 살아온 방식
조각이라는 인물을 보면서는 사람이 자라온 환경의 영향도 생각하게 됐다. 류를 만나 자연스럽게 킬러의 세계에 들어갔고, 류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 삶을 계속한 것은 아닐까 싶었다.
배운 것도 할 줄 아는 것도 그 일뿐이었으니 다른 삶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.
영화처럼 읽힌 소설
액션 장면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고 이야기의 흐름도 분명해서 영화로 만들면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실제로 영화로 나왔다는 걸 알고 나니 책을 다 읽자마자 한 번 보고 싶어졌다.
다만 책을 덮고 나서 바로 떠오르는 문장이나 표현은 딱히 없었다. 오래 곱씹을 생각이 남았다기보다는 재미있는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에 더 가까웠다.
그래도 전개가 빠르고 다음 내용이 계속 궁금해지는 소설이라, 소설을 자주 읽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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